칠곡군 왜관지방산업단지의 인도가 사실상 ‘사라졌다’. 수년간 방치된 잡풀과 중도에 잘려 흉물로 남은 가로수들이 인도를 덮치며 공단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기업과 주민이 함께 쓰는 생활 공간이 ‘산업단지’가 아니라 ‘잡초밭’으로 전락한 것이다.
산업단지 내 인도블럭과 가로수 틈새로 잡초가 무성히 자라나, 인도인지 잡초밭인지 분간조차 힘든 상황이다. 여름철이면 잡풀 속에 서식하는 모기와 해충으로 위생 불안까지 겹친다. 인도가 제 기능을 잃은 채 숲공원처럼 변해버린 현실은 관리 주체가 사실상 ‘부재’임을 방증한다.
더 기가 막힌 장면은 벌목된 가로수다. 죽은 나무라면 밑둥에서 정리했어야 하나, 이해할 수 없는 ‘허공 벌목’으로 인해 사람 키 높이에서 잘려진 나무가 귀신처럼 인도에 버티고 서 있다. 흉물스러운 잔재는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고 미관을 해친다. 전국을 둘러봐도 이런 ‘괴상한 벌목’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다른 도시의 산업단지가 도로와 인도 환경 정비에 공을 들이는 것과 달리, 왜관산업단지는 수년째 똑같은 모습으로 방치돼 있다. 보행자가 적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인도를 따라 걷다 보면 잡풀이 몸을 스치고, 시민은 이를 피해 도로로 내려서야 할 정도다. 이쯤 되면 인도가 아니라 ‘위험지대’다.
인근 기업체에 근무하는 최모(54)씨는 “관리 주체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 김재욱 군수가 방문했던 공장 앞 도로는 말끔히 치워놓았다.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며 “인도에 잡풀이 무성한데 누구 하나 관리하지 않는 현실은 칠곡군의 무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칠곡군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외치면서 정작 산업단지의 기본 환경조차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주민이 걷기 좋은 도시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잡초 숲과 귀신같은 가로수가 버티고 있는 산업단지는 칠곡군 행정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관계 당국의 무책임은 이제 더 이상 눈감아줄 수 없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