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안 경북 김천시 오봉저수지에서 운영된 ‘경북수상스키레포츠타운’이 결국 폐장했다. 대한민국 수상스키의 중심지이자 여름철 대표 수상레저 명소로 명성을 쌓아온 이곳은 계약 연장이 가능했지만, 현 운영자만 연장이 허용된다는 농어촌진흥공사의 규정에 따라 사업 종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운영자는 어린이와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는 워터파크 시설의 현대화를 추진하려 했으나, 인근 주민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절차적 제약과 반대 여론으로 인해 운영을 포기했고, 자연스럽게 계약 해지 및 폐장이라는 수순을 밟게 되었다.
25년간 김천의 여름을 대표해온 오봉저수지 수상스키장은 김천혁신도시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구미·대구·대전 등지에서의 우수한 접근성 덕분에 외지 방문객이 꾸준히 찾았고, 인근 상권에도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안전사고 이후의 이미지 타격, 운영 적자, 그리고 지역 민원이라는 삼중고를 극복하지 못하며 결국 폐장을 맞았다.
이로써 김천은 여름철 수상레저 시설이 전무한 도시로 전락하게 되었다. 성주·구미·상주·칠곡 등 인근 도시는 여전히 수상레저 인프라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수상레저 선도 도시였던 김천만이 관련 시설을 잃게 된 것이다.
폐장은 단순한 레저시설의 소멸을 넘어 환경적·경제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상스키장 운영 당시 사용되던 모터보트는 저수지 내 수질 순환을 촉진해 자연 정화 기능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이 기능이 중단됨에 따라 물의 부패와 녹조 발생 가능성이 급증하고 있다.
오봉저수지는 농업용 저수지로 지역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어 수질 악화는 김천 농산물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기에는 물의 흐름이 멈추면 빠르게 녹조가 생기고, 이는 농작물 안전성과 연결돼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인위적인 모터펌프 가동을 통해 물을 순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 여론 역시 일방적인 시각이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 “무더운 날 농사일을 하는데 물놀이 소리가 불쾌하다”, “휴지와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린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제 현장 취재 결과, 장시간 머무는 낚시객이나 외지 피서객의 쓰레기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근 도시들에서는 지역 주민과의 협력을 통해 수상레저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조차 활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더 나은 조건을 갖춘 김천이 내부 갈등으로 인해 자산을 잃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무엇보다 김천시는 전국 최고 수준의 육상·실내 체육 인프라를 갖춘 '스포츠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상레저 하나 없는 여름 풍경은 도시의 정체성과 맞지 않으며, 다양한 시민의 여가권 보장이라는 면에서도 균형을 잃은 모습이다.
실제로 오봉저수지는 김천 시민과 외지인을 매료시켜 온 지역 자산이었다. 이제는 단지 산책로로만 기능하게 될 예정으로, 시원한 물살을 가르며 짜릿한 여름을 선사했던 이 저수지는 더 이상 김천의 여름을 대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현재 신규 수상레저 운영 의사를 밝힌 사업자가 존재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지역 주민의 동의가 전제돼야 공유수면 사용 허가 입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영 재개의 여부는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공감 형성에 달려 있다.
특히 주민 반대 여론만으로 수상레포츠 시설이 폐지된 점에 대해선 공공의 이익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상레저는 특정 주민의 불편뿐 아니라 다수 시민의 여가권, 도시 이미지, 환경 관리, 지역 경제 등 다양한 공공적 가치가 수반되는 복합 기능 공간이기에, 결정 과정에서 균형과 포용이 요구된다.
수상스키동호인들은 “오봉저수지를 단순히 산책 코스로만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천시의 브랜드 가치와 지역 경제, 시민의 여가권을 고려한 수상레저 재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